기독논단 > 본 보 주 필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정월 대보름의 풍습
김형태 박사(전 한남대학교 총장)
 
편집부   기사입력  2024/03/14 [15:02]

▲ 김형태 박사(전 한남대학교 총장)     ©편집국

1년을 15일 단위로 구분해 24절후가 이어진다. 입춘(立春/2월 4일)과 우수(雨水/2월 19일) 사이가 15일이고 우수(2.19)에서 경칩(驚蟄/3.5)까지도 15일이다. 이런 이유로 설날(음력1.1)부터 대보름(음력1.15)까지를 보통 설 명절 기간으로 지낸다. 그리고 정월대보름(음력1.15)과 팔월 대보름(음력8.15/추석, 한가위)을 달과 관련된 2대 명절로 지킨다. 그래서 정월 대보름도 중요한 민간 명절이 된다. 먼저 정월 대보름의 재미있는 풍습을 살펴보자.

 

(1) 더위팔기: 친구이름을 부르고 무심결에 대답하면 ‘내 더위 사가라’고 말하는 풍습이다. 아귀를 쫓는다는 복숭아 나뭇가지를 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한 해 더위를 파는 것으로 에어컨이 없던 시절 여름철의 무더위를 피하고 싶은 소원이 담겨있다. 이때는 가축의 더위도 막으려고 개나 소, 돼지의 목에다가 복숭아 나뭇가지를 둥글게 만들어 걸어놓기도 했다.

 

(2) 부럼깨기: 한 해동안 부스럼이 생기지 말라고 발음이 비슷한 부럼을 깨 먹는 풍습이다. 밤, 잣, 호두, 은행 등 견과류를 부럼이라 한다. 부럼깨기를 하면 이(齒)도 단단해진다고 믿었다. 요즘은 시장에서 부럼깨기용 견과류를 사서 하거나 견과류가 들어간 과자나 파이를 먹는 것으로 대신하기도 한다.

 

(3) 보름새기: 대보름날 잠을 자면 눈썹이 희어진다고 해서 가족 모두 잠을 안자는 풍습이다. 1년 중 하룻밤을 환하게 보내 질병과 악귀를 몰아내고 한 해 동안 풍요를 부른다는 의미를 갖고있다. 이 풍습 때문에 어른들이 잠든 아이들 눈썹에 밀가루를 발라놓는 장난을 하기도 했다.

 

(4) 연(鳶)날리기: 액운을 멀리 날려 보낸다는 의미로 연을 만들어 날렸다. 조선 시대 백성들이 연날리기를 하느라 농사짓는 걸 게을리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성행했는데 이를 막으려고 정월 대보름 이후 연을 날리면 고리백정이라고 놀렸다. 요즘도 2030세대들은 공원에서 연날리기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5) 약밥(藥食)먹기: 신라 시대부터 내려오는 풍습이다. 신라 소지왕이 까마귀를 따라가 신선에게 받은 쪽지에 “거문고를 쏘라.”는 글대로 했더니 암살자가 죽은 유명한 설화에서 전해온다. 이때부터 대보름날 까마귀에게 약밥을 바쳤다고 한다. 약밥은 찹쌀, 대추, 밤, 곶감, 꿀 등을 넣어 쪄낸 밥인데 달콤하고 쫀득쫀득해 간식으로 제격이다. 백성들은 값비싼 약밥 대신 쌀, 보리, 조, 기장, 콩을 넣은 오곡밥을 지어 먹었다. 약밥이나 오곡밥을 먹으면서 한 해의 평안을 빌었다. 약밥은 복고(retro)간식으로 인기다.

 

(6) 다리밟기: 대보름날 하천 위에 놓인 다리(橋) 위를 밟고 지나면 한 해 동안 다리(脚)병을 앓지 않는다고 해서 성행한 풍습이다. 옛날엔 보름달이 떠 있는 밤에 동네 사람들과 다리 위를 왔다 갔다 하는 답교(踏橋)놀이를 즐겼다. 정월 대보름에 다리 12개를 건너면 1년 내내 건강하게 산다는 속설이 있다.

 

보름날 행사는 각 지방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전국 곳곳에서 행해진다. 2024년 대보름날 행사도 여러 곳에서 진행될 것이다. 강원도 삼척시에서는 1973년부터 정월 대보름제를 시행하고 있다. 달등터널에 불을 밝혀 480개의 달덩이를 매단다. 2015년 UNESCO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기줄다리기도 유명하다. 악귀를 쫓는 벽사(辟邪)행사다. 부산 송도에선 달집태우기 행사를 갖고 광주에서는 고싸움놀이를 한다. 경북 청도에서는 정월 대보름 민속 한마당이 열리고 달집태우기와 풍물경연대회를 연다.

 

안동대학교 민속학과 임재해 교수는 “설이 가족들끼리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는 소규모 명절이라면, 정월 대보름은 지역 공동체가 풍년을 기원하는 뜻으로 남녀노소가 함께 민속놀이를 즐기는 대규모 명절이라고” 평했다. “대보름 둥근 달이/올해도 높이 떴네/그 모습/변함없음에/님 본 듯이 반갑네”(오정방/정월 대보름) 공동체의 가치가 사라져가는 요즘, 전통문하를 지켜나가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농민신문 특집 참고)

 

 

 

 

 

저작권자 기독타임즈 ⓒ무단전재 공유언론사, 협력교회 및 기관 외 재배포 금지

간행물등록번호 : 대전 아00245 l 등록연월일 : 2015년 9월 22일I E-mail=kdtimes@hanmail.net 

운영이사장=안승철 감독 ㅣ 발행인=오종영 ㅣ 편집팀장 오세영ㅣ 충남본부장=임명락  l 청소년 보호 책임자= 오세영

대전시 서구 계룡로536번길 9 한신상가 402호 l 대표전화 : 042)639-0066 ㅣ 편집국 042)531-0755 ㅣ 팩스 : 042)639-0067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24/03/14 [15:02]  최종편집: ⓒ kidoktimes.co.kr
 
  • 도배방지 이미지

가장 많이 읽은 기사
[제70회 남부연회 1] ‘회복하고 부흥하는 남부연회’ 제70회 기감 남부연회 힐탑교회에서 성대한 개막 / 오종영
주님의 지상명령과 약속 (마태복음 28:16-20) 179호 / 오종영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 구순 생일 맞아 간소한 축하의 시간 가져 / 오종영
한밭제일장로교회 장로, 안수집사, 권사 임직감사예배 통해 새 일꾼 세워 / 오종영
봉쇄수도원에 입소하는 갈보리교회 강문호 목사 / 오종영
“권순웅 목사, 다양한 분야의 총회 섬김의 경험 통해 부총회장 후보의 길 준비하겠다” / 오종영
기독교대한감리회 제70회 남부연회 2일차 사무처리 및 전도우수교회 시상하고 성료 / 오종영 기자
그리스도인의 세 가지 정체성 (갈 2:20) 90호 / 편집국
특별기고)영지주의란 무엇인가(3) / 오종영
하나님의 말씀을 왜 지켜야 하는가? (신명기 4:1-14) 197호 / 편집부